2010/03/01 04:37

romance

섬에서 평생을 살면 섬밖은 모르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대륙은 섬이 아닌가? 지구의 표피는 바다로 덥혀있고 육지는 모두 섬일 뿐이다. 크기로 대륙과 섬을 구분한다면 그린란드와 호주도 대륙으로 구분해줘도 되지않을까? 어쨋든 나의 우주인 나의 작은 섬 예기를 하자면, 내가 태어나고 자란 섬은 정말 푸르고 아름답다. 인구는 백명이 되지 않으며 모두가 모두를 잘 알고있고 모두가 착하고 아름답다. 나의 부모님은 이십대 초반에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나는 어린시절 이곳이 너무 싫었다. 나는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유년기를 학교에서 보내지 못했고, 외국인과 한번도 대화해본적이 없다. 나는 항상 말을 하지 못하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고, 언니네이발관을 들으며 춤을 췄다. 먹을 수 없는 아름다운 식물들을 키웠으며 찰흙으로 존재하지 않는 생물들을 만들며 즐거워했다. 우리 섬에는 주민들을 모두 감당할만한 밭을 가꿀 크기가 되지 않아서 어른들은 밖에서 돈을 벌어 식료품을 구해야 했다. 나의 부모님은 고양이를 사랑하셔서 고기를 안 드셨다. 엄마는 그런 이유로 나를 가지셨을때 전문가 수준의 영양학을 공부하게 되셨고 나는 태아시절부터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은 것이다. 나는 내 생각에는 장애나 정신지체가 없는듯하다. 어렸을때부터 고양이들과 살아온 나는 아무래도 그들을 먹는다는게 이해가 되지않는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사랑하셨던 어머니는 내가 열네살때 돌아가셨다. 이미 상자, 야야, 비, 나디아를 잃어왔지만 엄마의 죽음은 독특했다.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을 해주시던 분이었다.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시던 분이었다. 난 그날 이후로 많이 변했고, 말이 줄었다. 그 날 이후로 아빠는 죽은 엄마몫의 말까지 나에게 건내려고 노력하시는듯 했다. 나는 혼자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고, 말을 못하는 친구들에게 밥을 주는게 귀찮아졌고, 먹을수 있는 식물들을 키우기 시작했다. 식물들은 맛있다. 그리고 그들은 어머니가 없고 자식을 죽음을 슬퍼하지 못한다. 난 마구마구 먹어 아버지보다 무거워져갔다.
그리고 어느날 그러니까 한 이주일 전 나는 이 섬을 나가기로 결심했다. 내가 열살때쯤 엄마가 대려온 미선이가 죽은 날이었다. 그로써 나와 유년시절을 같이 했던 모든 고양이들이 죽은것이다. 내가 이 작은 섬에서 숨을 쉬면서 지구는 벌써 스물다섯번을 돌았고 하드디스크의 노래들은 반테라바이트정도 모였다. 앞으로 한 십년간은 생활비를 하고 남은 돈으로 그 음악들을 사 모으는데 돈을 써야할 것 같다. 아빠는 살을 빼는게 좋을것이라고 말해주었고 모아뒀던 천만원 가량의 돈이 들어있는 통장을 건내주셨다. 아빠와 헤어지는 것은 처음으로 연이누나와 섹스를 했을때만큼 두려웠지만 아빠는 언제든지 돌아오라는 말로 나를 안심시켜주셨다. 아빠는 정말 아름답다. 나는 아빠와 같은 사람이 되어 엄마와 같은 여자와 결혼을 하고 싶다. 하지만 일단은 수도에 있는 연이누나집에 붙어 살아야겠지.
연이누나는 아름답다. 그녀의 목소리와 음악은 정말 아름답다. 그녀는 항상 섬의 바깥세상은 토할듯한 음악으로 가득차 귀를 막고 다녀야 한다고 했다. 연이누나네집에가면 일단 피아노와 컴퓨터, 뮤직플레이어와 이어폰을 사야겠다. 누나는 오늘 오후에 핼리콥터를 타고 온다고했고 어제 저녁엔 이미 섬사람들과 작별파티를 했다. 유일하게 나보다 어린 열여섯짜리 연우는 울었고 나는 매일 메일을 보내기로 약속했다. 이제 나는 나간다. 삼년정도는 이 나라에 살다가 호주에서 피아노를 치고싶다. 캥거루는 정말 아름답다.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 소설가 동맹

덧글

  • 베리블루스 2010/03/09 18:09 # 답글


    직접 쓰신건가요? 소설인가요?
    아니면 스스로의 이야기인가요?
    좀더 두리뭉실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분위기와 어감이 독특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군데군데 목구멍을 간질거리는 매력적인 문구들도 있구요. ㅎㅎㅎ
    덕분에 저도 가든에 참여했습니다. ㅋㅋㅋㅋ

  • 아마르고 2010/03/10 03:24 #

    직접 쓴 습작이에요.
    태그에 썻듯이 어느날 꾼 꿈에서 전 귀신에 홀리듯 어느 섬에 들어가게 되요.
    그 꿈의 연장으로 소설을 쓰고픈 욕구가 막 생기더라구요.
    즐거워해주셔서 고마워요.
    전 정말 취미로 쓰는거라 한번 쓰고 절대 편집을 하지 않거든요.
    그냥 처음 쓰고픈 느낌 그대로 둬서 나중에 좀 창피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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